현장에서...
현장에서...
  • 유진경 수습기자
  • 승인 2017.05.26 18:52
  • 호수 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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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부산물 퇴비 시설 현장을 다녀와서
유진경 수습 기자

광양신문 수습기자로 입사하면서 요즘 지역 곳곳을 다니며 무관심했던 우리지역의 다양한 소식에 대해 하나둘씩 배우고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제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근 정말 뜻깊고 소중한, 하지만 다시 가라고 하면 정말 망설여지는 곳을 다녀와서 큰 기억에 남는다. 

지난 25일 사곡에 있는 음식물 부산물 퇴비 시설 현장을 처음 다녀왔다. 그동안 살면서 전혀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음식물 쓰레기에 대해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음식물 쓰레기를 농가에 제공하는 퇴비로 만든다는 소식에 호기심 삼아 현장을 찾았지만 아뿔사! 이곳은 가기 전에 생각했던 곳이 아니었다.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악취에 조금 고생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현장에 도착해보니 처음 맡아보는 악취에 저절로 표정이 일그러졌다.


음식물 쓰레기가 퇴비로 바뀌는 과정을 살펴보고 현장 곳곳을 둘러보면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존경심이다. 일반인들이야 견학이나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이곳에 올 이유가 없지만 현장 공무원들은 매일 출퇴근을 반복한다.

음식물쓰레기 냄새가 옷은 물론, 온몸 곳곳에 구석구석 깊이 배어 샤워를 해도 그 냄새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공무원들은 악취가 예전보다 많이 나지 않는다며 스스로 위로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들 공무원 덕택에 15만 시민들이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또 하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된 것이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자원을 낭비하고 이렇게 악취를 풍기게 된다는 사실에 반찬 줄이기와 먹을 만큼 음식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민들이라면 한번쯤 이곳을 방문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버려지는 자원을 퇴비로 활용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 생활폐기물과에 근무하는 성경환 주무관은“보잘 것 없고 냄새만 나던 쓰레기가 농가에 필요한 퇴비로 만들어지니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다”며“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 주무관은“더욱더 품질 좋은 퇴비로 만들어 지역 내 농가뿐만 아니라 전국 농가에 도움을 주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돌아오는 길, 차안에는 음식물쓰레기 냄새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취재했는데 머리와 옷에 악취가 가득 배었다. 단 한번도 음식물쓰레기가 어디로 가고 어떻게 재활용 되는지 관심이 없었는데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음식에 대한 고마움을 몸소 느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적당하게 먹을 만큼만 만들도록 오늘부터 밥상에 구조조정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