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끼리 한 번 잘 지내봅시다!”
“이웃끼리 한 번 잘 지내봅시다!”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3 10:47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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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중심시군 공무원 화합한마당 열어 광양만권 6개 시ㆍ군 18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 하영제 남해군수(왼쪽)가 각 시군팀을 돌며 인사하고 있다. 하영제 군수가 "광양시"라고 선창하자 박성옥 광양시 총무국장(오른쪽)을 비롯한 광양시공무원들은 "세계로 미래로"라고 외쳤다.
“이웃끼리 한 번 잘 지내봅시다!”

남해안의 중심인 광양만권 6개 시ㆍ군 공무원들이 18일 한 자리에 모여 화합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대회 이름은 ‘남해안 중심 시ㆍ군 공무원 화합한마당 체육대회’. 이들이 스스로 일컫는 남해안 중심 시ㆍ군이란 여수시ㆍ순천시ㆍ광양시ㆍ하동군ㆍ남해군ㆍ사천시를 말한다.
 
이날 대회는 ‘남해안중심 시ㆍ군 부단체장협의회’가 주최하고 남해군이 주관해 스포츠 메카로 불리는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이들 6개 시ㆍ군에서 공무원 50명씩을 파견해 모두 300여명이 모였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공무원들은 이번 대회를 개최한 의미를 짚어보는 개회식에 이어 시ㆍ군별로 축구와 테니스 경기를 펼쳤다.
 
▲ 18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남해안 중심도시 화합한마당 체육대회 중 여수시와 순천시의 축구경기. 개회식에서 ‘남해안중심 시ㆍ군 부단체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석훈 남해부군수는 “남해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한 뒤 “지금까지는 자치단체장 중심으로만 상호교류협력이 이루어져왔지만 오늘 이 대회를 기점으로 실무 공무원으로까지 교류협력의 폭을 확대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교류협력과 화합의 장을 열어 갈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함께 둘러 앉아 정을 나눈 점심시간. 이날 행사비용은 각 시군이 자체적으로 분담했다.
그는 또 “오늘 모인 6개 시ㆍ군은 남해안 시대의 중심에 위치한 시ㆍ군으로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남해안 시대를 이끄는 주역이 되기 위해 함께 협력하여 공동의 번영을 꾀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는 보이지 않게 존재했던 동서간의 벽을 실질적으로 허물어뜨리는 역사적인 일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축사를 한 각 시군의 부단체장들 또한 “오늘을 계기로 6개 시군이 크게 화합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해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 하동군과 맞붙은 광양시 공무원 축구팀.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린 경기에서 광양시가 이겨 결승전에 올랐다. 개회식에 이어 시군 공무원들은 축구와 테니스 종목의 대진표에 의해 시군별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먼저, 축구경기는 순천시와 남해군팀이 맞붙어 승리를 거둔 순천시팀이 부전승으로 올라온 여수시팀과 준결승(A조)을 치렀고, 사천시와 하동군팀이 맞붙어 승리를 거둔 하동군팀이 부전승으로 올라온 광양시팀과 준결승(B조)을 치렀다. 결승전에는 여수시팀과 광양시팀이 맞붙어 여수시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 축구에 이어 테니스 경기에서도 여수시가 우승, 여수시는 종합우승을 차지해 4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테니스 경기는 여수시팀이 우승, 사천시팀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대회에서 공무원들은 서로 몸을 부대끼는 경기를 통해 얼굴을 익히고, 점심시간에는 함께 둘러 앉아 서로 음식을 권하면서  정을 나눴다.

 “이웃끼리 잘 한 번 잘 지내봅시다!” “예, 그럽시다”  인사를 주고받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진지하기만 했다.  
 
한편, ‘남해안중심 시ㆍ군 부단체장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모임을 결성한 이후 공동연수회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교류협력의 장을 발전시켜 오는 동안 지난 3월 남해군의 제안으로 화합한마당 대회를 열기로 합의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화합한마당을 시작으로 매년 시군을 순회하며 행사를 개최하고 대회 규모도 점차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취재후기] 남해안중심시군 공무원 화합한마당 현장에서

"도시통합 의제 다룰 협의체 구성으로 나아갔으면"

18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남해안중심 6개 시ㆍ군 공무원 화합한마당’ 행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우리지역의 뜨거운 관심거리로 떠오른 광양만권 도시통합 의제와 상당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대회 현장을 취재한 기자의 관심은 온통 '이날 화합한마당 행사가 도시통합 의제와 얼마만큼의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갖게 될 것인지'에 닿아 있었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는 이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는 이는 없었다. 남해군의 한 공무원은 도시통합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그런 의제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다. 그는 “우선은 서로 친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그동안 사안별로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에게만 국한됐던 교류의 장이 공무원 사회 일반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그리고 앞으로 이와 같은 교류와 화합의 장이 정례화 될 것이라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국회에는 지금 전남 동부권역 4개 자치단체(여수ㆍ순천ㆍ구례ㆍ광양)와 경남의 서부권역 3개 자치단체(하동ㆍ남해ㆍ사천)를 하나로 묶는 ‘지역화합특별구역 지정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여야국회의원 80명의 공동발의로 상정돼 있다.

구례군이 ‘남해안중심시군부단체장협의회’에 포함되지 않아 이날 화합한마당 잔치에 참여하지 않은 문제는 있지만 이날 행사는 지역화합특구법과도 연관지어 바라볼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6개 시ㆍ군 공무원들의 화합한마당 행사가 계속 확대되고 정례화 돼 간다면 광양만권 도시통합 의제가 자연스럽게 승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이러니컬하게도 6개 시ㆍ군부단체장협의회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지역화합특구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특구법에는 특구청장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을 침범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개입돼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고, 따라서 특구법 제정을 막아야 하는 공동의 이해가  이들 자치단체 공무원들을 급속하게 결속시키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은 지역화합특구법이든 광양만권 도시통합이든 광양만권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노정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특성과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의 논의는 이들 공무원들에 의해 거부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도시통합이라는 대 의제와 상충하고 있는 각 자치단체의 고유한 특성을 어떻게 지켜줄 것인가 하는 문제가 통합논의의 중심 주제로 서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화합한마당으로 시작된 6개 시ㆍ군의 교류협력의 장은 단순한 체육대회나 ‘화합과 상생’이라는 막연한 슬로건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본다. ‘화합과 상생’이라는 바탕위에 공동번영을 꾀할 수 있는 실천적인 과제들을 얹어야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생명력을 담보할 수 있는 그 최고의 실천적 과제는 다름 아닌 도시통합 의제에 대한 논의일 것이다.

이미 시민사회는 도시통합 의제를 중심의제로 놓고 토론을 시작했다. 바라건 데 공무원사회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도시통합 의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협의체를 구성했으면 한다. 나아가 대의자치기구인 각 시군 의회도 나서 도시통합 의제를 다룰 협의체를 구성했으면 한다. 연구와 토론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에게 보다 나은 삶의 방향을 찾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입력 : 2005년 1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