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을 애용합시다
우리 농산물을 애용합시다
  • 도리도리
  • 승인 2008.09.04 09:18
  • 호수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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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의 농촌 현실은 암담합니다.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출렁이면서, 농촌이 무차별적인 경쟁의 자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값싼 농산물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칠레와 미국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더욱 농촌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농촌의 어려움은 노동력의 절대 부족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빠져 나가버린 탓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농사짓는 법도 농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많은 문제들이 생겨납니다.

우선 농약을 많이 쓰니까 땅이 죽어갑니다. 땅속에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있어서 땅을 기름지게 하고 있습니다. 농약이 이런 미생물들의 생활환경을 파괴해 버립니다. 결국 땅이 죽어 버립니다. 제레미 리프킨의 책 『엔트로피』에서 저자는 말하기를, 약 30그램의 비옥한 토양 속에는 수백만 개의 박테리아와 원생동물, 지렁이, 지네 같은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미생물들의 활동에 의해 땅이 옥토가 됩니다. 농약이 이런 미생물들까지 다 죽입니다. 그러니 땅이 죽어버립니다. 또 농약을 많이 쓰다보면, 병충해에 대한 농산물의 저항력이 약해집니다. 병충해의 천적들은 농약으로 인해 사라지고 병충해들은 농약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 더욱 독한 농약을 뿌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피해를 당합니까? 농부요, 또한 농산물을 먹는 소비자들입니다.

지금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가 농약에 오염되어 있습니다. 그 먹거리를 먹는 자가 건강할 리 없습니다. 사람들마다 유기농산물을 찾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소위 웰빙문화, 웰빙식품을 찾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농촌에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데, 이것이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유기농법으로 농사하려면 퇴비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거름을 많이 주어야 하는데, 현재의 농촌 노동력으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자연히 우리 농산물이 수입농산물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농산물을 외면합니다. 싼 수입농산물을 애용합니다.
그러면 점점 우리의 농촌이 설자리가 없어지고 결국 농촌이 무너질 것입니다. 농촌이 무너지면 어떻게 됩니까? 농촌도시는 긴밀한 관계에 있습니다. 농촌은 뿌리이고 도시는 줄기입니다. 뿌리가 시들면 줄기는 시들 수밖에 없습니다. 농촌이 무너지면 도시도 온전할 수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예 농업을 포기하고 그대신 공장을 많이 짓고, 수출해서 번 돈 가지고 농산물을 수입해서 먹자고 합니다. 농산물을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하려고 합니다.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요, 근시안적인 생각입니다. 농산물은 결코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농사짓기 힘들고 또 문제가 많으니까 포기해버리고 수입해서 먹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생각은 우리 민족의 생명을 외국 사람에게 맡기는 격입니다. 식량의 자급자족 없이 나라의 자주는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농촌의 자립이 바로 내 생명과 직결되고 내 가정의 행복과 직결되고, 우리 후손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농촌을 지켜내야 합니다. 그 방법이 무엇입니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도농공동체입니다. 도시와 농촌이 서로 보완적 관계임을 깨닫고 친밀한 협조체제를 이룩하는 것입니다. 농민들은 도시민들에게 싱싱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그대신 도시민들은 농민들에게 충분한 노동의 대가를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농촌에 희망이 생기고, 젊은 사람들이 다시 농촌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렇게 선순환 될 때, 우리의 농촌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 시점에서 우리의 농산물이 수입농산물에 비해 조금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많이 이용해 주는 것이 농촌을 살리고 우리 자녀의 미래를 지켜내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