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백운무대’서른여섯 번 째 공연 ‘경숙이, 경숙아버지’
극단‘백운무대’서른여섯 번 째 공연 ‘경숙이, 경숙아버지’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4.12 18:47
  • 호수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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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과 21일, 백운아트홀
피난 길, 가족보다는 장구채를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가장’의 이야기

해마다 작품 한편씩을 무대에 올려 연극의 불모지 광양에 연극에 대한 향수를 전해주는 극단‘백운무대’가 오는 20일과 21, 백운아트홀에서 서른 여섯 번째 작품‘경숙이, 경숙아버지’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경숙이, 경숙아버지’는 연출가 박근형 씨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해 폭격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족과 함께 피난을 떠나야 하는 참담한 현실을 무시한 채 가족보다는 장구채를 먼저 챙기는 ‘이상한 경숙이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다.

이상한 아버지 주인공‘경숙이 아버지’는 피난길에 가족의 손을 잡는 대신 장구채를 먼저 붙든 것에 대해“전쟁이 나서 죽고 사는 것도 다 내같은 사내들 한데 해당되는 것이지 느그들 같은 가시나한테는 아무 해당 사항이 없는 것이다, 진정 외로운 사람은 나다”라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혼자서 피난길에 오른다.

‘처자식 먹여 살려가며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지금의 가장’들에게 연극 속 경숙이 아버지의 대사는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경숙이 아버지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이기적인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전한다.

연극 속 경숙이 아버지의 행적은 전쟁이 끝나고 가족을 만난 후에도 이어진다.

경숙이 아버지는 피난 중에 만난 한 남자를 가장인 자신 대신 집안일을 해줄 것이라며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가장의 책임을 또다시 벗어 던져버린다.

극중 경숙이 할배 역을 맡은 이근배(포스코 재직)씨는“수시로 처자식을 떠나고 가장의 책임을 팽개쳐버린 경숙이 아버지가 이 시대의 가장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20, 백운아트홀에 와서 확인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극단‘백운무대’는 1988년 광양제철소 직원 연극동아리‘민예’로 출발, 연극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함께하면서 그동안 크고 작은 국내 연극제에 참가, 몇 차례 상을 받았으며 연극의 불모지였던 광양에‘연극’이라는 예술장르를 정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