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선택! 역발상을 해보시지요
고입 선택! 역발상을 해보시지요
  • 정기식 중마고등학교장
  • 승인 2008.11.20 09:06
  • 호수 2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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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자 본지에 “서울대나 수도권 유명 대학에 가고 싶거든 우수학생들이 덜 몰리는 고등학교를 선택하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주 내용은 수도권 유명대학에 가려거든 타 시·도나 타 시·군으로 유학보다는 내 고장의 고등학교에 보내도 충분하고 내 고장 학교 중에서도 우수학생들이 덜 몰리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었다.
광양시청에서도 내 고장 학교를 선택함이 3년 후 대학 가는데 유리한 것은 물론 내 고장 학교를 선택했을 때 받는 다양한 혜택에 대해서도 많은 홍보를 하였다고 들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금년도 신입생 지원 현황의 중간 집계를 보면 10% 이내의 최상위 수준의 학생들에게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창평과 장성의 사립 고등학교에 작년 진학한 학생수가 41명이었는데 금년에 지원 희망 학생수는 31명으로 24%가 감소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금년 자료는 지원 희망 학생수이기 때문에 최종 진학하는 학생수는 더욱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 광양시에서 내 고장 학교 보내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홍보하는 것일까? 첫째는 광양의 우수인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여 내 고장의 인재를 내 고장에서 기르고 나아가 내 고장 발전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자는 것이요. 두 번째는 최고의 교육환경 조성으로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떠나는 인구를 붙잡고 떠났던 사람도 되돌아오는 환경을 조성하며 타 지역에서도 역류해오도록 하여 광양시와 광양시민의 열망 중 하나인 30만 자족도시 건설을 위해서 일 것이다. 

필자는 일선 교육 현장의 고등학교 교장으로 있다보니 중3 학부모들로부터 자녀의 고등학교 선택과 관련하여 많은 상담을 받는다. 그런데 그 이야기 중에는 올바른 정보도 있지만 바르지 못한 정보도 있다. 바르지 못한 정보를 가지고 자녀의 진로를 결정했을 때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안타까움 때문에 다시 한번 자녀의 고입 선택과 관련한 정보를 드리고자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수학생들의 타시군, 타시도 유출은 줄고 광양 관내 고등학교를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도 한 번 더 심사숙고해 볼 일은 우수학생들의 일부학교 집중현상이다. 학부모님들의 정서는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를 비롯해서 역사가 오래된 학교를 선호하는 것이 관례화 되어있고, 우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며 한 걸음이라도 덜 걷는 학교를 선택하는 경향도 있다.

필자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5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다녔던 것을 되돌아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요즈음 학생들은 한 발 걸어가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과거에 성인들에게나 오는 비만과 당료 등의 성인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왜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해서 3번씩이나 이사한 맹모삼천지교적인 생각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안하는 것일까. 이해 못할 부분이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할 수만 있다면 중학교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학생부터 각 고등학교에 골고루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학생을 위해서나 학교를 위해서나 광양의 교육발전을 위해서 가장 바람직하다 본다. 왜냐하면 우수학생들이 몰리면 우수학생들끼리 각 교과에 대한 좋은 내신 성적을 나누어 받을 수밖에 없어서 대학진학에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로는 학부모님들께서 하는 말씀이 우수학생들끼리 모아 놓아야 경쟁심이 발동하여 수능 성적이 잘 나온다고 한다. 일명 그럴듯한 말이다.

그러나 현 대입전형 방법상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이 있는데 전자는 내신 성적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후자는 수능 성적이 중요한데 관내의 학생들 여건으로 보아 전자의 방법을 선택함이 좋은 대학 가는데 훨씬 유리하다 볼 수 있고, 후자는 특목고의 일부 학생들에게나 해당된다고 본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우수학생들이 골고루 나누어 고등학교를 선택함이 학생들에게는 유명 대학에 진학할 수 있어서 좋고 학교로서는 우수학생들이 골고루 배치되기 때문에 학습 분위기 제고에도 좋을 일이다.
남들이 간다고 따라가지 말고 역사가 짧은 학교나 내년 3월에 새로 개교하는 학교를 선택하는 역발상을 해보는 것이 3년 후 명문대학 진학을 보장해주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