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웅시장 광양만권 통합 MOU체결방침 ‘논란’
이성웅시장 광양만권 통합 MOU체결방침 ‘논란’
  • 귀여운짱구
  • 승인 2007.09.05 21:25
  • 호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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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동의, 지역민의 의사 묻지 않고 결정’ 비난 거셀 듯 시민들, “광양시의회는 입장 표명 않고 뭐하나” ‘부메랑’
 
광양ㆍ여수ㆍ순천 시장이 3개시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키로 의견을 모아 이에 따른 논란이 예상된다. 지역 주민들로부터 의사를 묻지 않고 3개 시장이 MOU를 체결키로 뜻을 모은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그것이다.

특히 광양시의 경우 그동안 이성웅 시장이 3단계 통합 및 남해, 하동을 아우르는 5개 시군 통합론을 줄기차게 주장했으나 이번 3개 시장의 통합에 따른 MOU를 체결키로 함에 따라  이 시장의 입지는 한 축 좁아지게 됐다.
5일 여수문화방송 공개홀에서 열린 광양만권 도시통합과 광역행정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로는 이성웅 시장, 오현섭 여수시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순관 순천대 교수, 한병세 전남대 교수가 참석했으며 김명수 순천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김병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론에 앞서 ‘지방행정체제 개편방향과 광양만권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김 위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광양만권 도시통합을 통한 지역발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가 주도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기다리기 보다는 조속한 결정에 의한 준비를 착실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시통합의 범위에 대해서도 “정서, 문화, 현실적인 면에서 여수, 순천, 광양 등 3개시 통합이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하동과 남해를 포함하는 것은 가장 이상적이지만 영호남 주민정서상 불일치, 경제자유구역청간의 행정구역 동일화로 인한 행정기능상으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고흥, 구례를 포함하는 통합에 대해서도 김 위원은 “광양만권 통합이 추구하는 목표로 본다면 우선 3개시 통합 후에 새로운 접근 방법에 의해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통합 시기는 1단계로 통합 여론을 조성한 후 광양만권도시통합조합(가제)을 구성해 사전합의 단계로 나선 다음 2010년 지방선거 이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한 후 2010년 지방선거때 통합시장선거와 통합시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통합 범위 뚜렷한 ‘시각차’
 
이날 토론에서 통합 범위에 대해 광양시와 순천ㆍ여수시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노관규 순천시장과 오현섭 여수시장은 3개시 통합이 가장 현실적이고 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이성웅 시장은 남해, 하동을 아우르는 5개 시군 통합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통합은 완성이 아닌 과제다”면서 “역사, 정서, 문화, 생활범위를 보더라도 하동, 남해와 통합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노 시장은 “5개 시군 통합은 차라리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과 똑같다”며 “우선 3개시를 통합한 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웅 시장은 이에 대해 “광양만권을 큰 그림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정서상 갈등은 하동, 남해뿐만 아니라 3개시도 항상 존재하는 문제다”며 “전략적으로 영호남을 아우르는 경제통합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박람회 유치를 준비한 결과 경쟁 도시의 경우 70만 이상의 규모를 갖춘 도시인데 여수시의 경우 외형적으로 커다란 차이를 느꼈다”며 “통합은 최대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 시장 역시 3개시 통합이 가장 현실적이다며 노 시장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3개 시장, MOU 체결키로
 
그러나 통합 범위를 토론하던 중 3개시 통합으로 급격히 여론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하동, 남해 등 5개 시군 통합을 주장하며 3단계 통합론을 제시했던 이 시장은 통합 범위를 놓고 순천, 여수 시장은 물론 교수들과 사회자는 3개시 통합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이 시장은 토론이 팽팽히 오가던 중 “3개시 통합과 하동, 남해를 연담도시로 구성해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결국 3개시 통합 MOU를 체결하자는 의견으로 도출되고 말았다.
내심 3개시 통합을 주장했던 여수, 순천 시장과 패널자들은 이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후 급격히 3개시 통합으로 여론을 주도했다. 오현섭 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며 “추석 전에 MOU를 체결해 박람회 유치 실사단에 이를 통보 광양만권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반겼다.

노관규 시장 역시 “통합을 위해서 앞으로 넘을 산이 많지만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이해와 포용력을 발휘할 때다”며 “3개 시가 가급적 빨리 MOU를 체결하자”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도시통합은 절대 절명의 과제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뒤, “1차 3개시 통합후 남해, 하동을 아울러 특별 광역시 형태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을 맺었다.
 
MOU 체결합의, 절차상 문제없나
 
그러나 토론회가 끝난 후, 시간 관계상 방청객의 질문 시간이 취소되자 토론회를 방청했던 시민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한 여수 시민은 “이번 토론회는 시장과 패널들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주장하고 있고 방청객들로부터 한 마디 의견을 듣지 않는 등 토론회로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박봉묵 광양시청 전 기획감사담당관은 “MOU는 의회의 동의를 구하고 지역민들의 의사를 물어 체결해야 하는데 3개 시장이 아무런 협의도 없이 체결키로 뜻을 모으는 것은 절차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전 담당관은 “통합에 관한 토론이면 이에 따른 찬반도 각각 들어야 하는데도 사회자가 일방적으로 통합 분위기로 몰고 나가는 등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재 광양상공회의소 추진위원장은 “여수, 순천 시장과 패널, 사회자가 일제히 이성웅 시장을 몰아붙이며 3개시 통합을 강요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광양시 한 참석자는 “이성웅 시장이 통합론자들의 각본에 휘말린 꼴”이라며 “그동안 주민의 대표인 광양시의회 의원들이 입장표명을 안하고 있는 사이, 결국 시민들만 유린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