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정성으로 쑥쑥 커나가요”
“사랑과 정성으로 쑥쑥 커나가요”
  • 이성훈
  • 승인 2006.10.21 14:17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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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한고을 공부방을 찾아서
▲ 한고을 공부방 김진영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한자리에 모였다. 아이들 마음의 키가 하늘만큼 자라나는게 공부방 가족들의 소원이다.
광양읍 칠성리 경제자유구역청 앞에 있는 ‘한고을 공부방’. 오후 1시가 지나자 이곳 공부방에 들른 아이들 함성으로 가득찼다. 한고을 공부방에서는 현재 10여명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서로 도와주며 놀기도 하는 아이들만의 공간이다. 이 아이들과 함께 반나절을 보내는 김진영(30)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며 웃는다.

광양 한고을 공부방은 지난해 7월부터 준비해 10월에 개설했다. 이 공부방은 순천에서 지역사업의 하나로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운영왔었다. 이후 광양에도 공부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서서히 준비를 한 끝에 지난해 개설한 것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과목은 수학, 생활요가, 바느질, 책읽기, 칼라믹스, 요리하기, 공동체 놀이 등이다.

현재 아이들은 인근 칠성아파트를 비롯한 저소득층 학생이 대부분이다. 한고을 공부방은 현재 김 교사와 장채순(33) 교사가 무급으로 자원봉사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방과후 이곳에 들려 저녁 6시쯤 집으로 돌아간다.

이곳 월 운영비는 기본적으로 약 50만원 가량 든다. 김 교사는 “공부방 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인들이 틈틈이 도와주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공부방 월세는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보태서 지원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장채순 교사는 기름이 떨어지면 사비를 털어서 직접 채워주고 있다.

또한 간식은 생활협동조합에서 일주일에 두차례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유류대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그는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 아이들이 공부하기에 현실적으로 열악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아이들 정서적인 측면에서도 보살펴줘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사는 만큼 상처를 많이 받지 않는게 가장 큰 소망이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부모가 이혼한 것에 대해 말할때가 있어요. 그 모습을 볼때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처음에 가정사를 이야기 할때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컷겠습니까? 지금 거리낌없이 말하는 것을 보면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채 단련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까울때가 많지요.”

김 교사는 그러나 아이들이 힘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런 안타까움이 즐거움을 바뀐다고 한다. 이곳 저곳에서 아이들 함성으로 귀가 멍해질법도 한데도 김 교사는 “이제 이력이 나서 괜찮다”며 아랑곳 없이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다.

그는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들 마음의 키가 하늘만큼 자라나는 공부방을 만들고 싶다”며 “이곳에서 서로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입력 : 2006년 0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