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이 부른 화
안전불감증이 부른 화
  • 이성훈
  • 승인 2006.10.22 20:28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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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중, 실험실 화염사고로 10여명 부상
지난달 29일 오후 2시경 광양제철중학교 본관 2층 과학실에서 발생한 실험실 화염사고는 담당 교사의 실수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 이날 사고로 학생 10여명이 얼굴 등지에 화상을 입었으며 이중 화성 정도가 심한 학생 2명은 서울 한강 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로 학생 10여명이 얼굴 등지에 화상을 입었으며 이중 화성 정도가 심한 학생 2명은 서울 한강 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광양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제철중학교에서 발생한 실험실 화염사고를 밤샘 조사한 결과 지도교사인 이 아무개(36) 교사가 시험도중 불꽃이 꺼진줄 알고 메탄올 용기를 기울이면서 유출된 메탄올이 보이지 않은 불꽃에 옮겨 붙으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아무개 교사는 불구속 입건됐다.

이번 사고는 지도교사의 실수와 함께 학생들의 안전 용품 착용 여부도 사고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과학실을 직접 둘러본 결과 교실벽면에는 안전수칙과 실험실에서의 응급처치 방법 사항이 걸려 있었다.

이중 안전수칙에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11개 항목이 명시돼있다. 안전수칙 ‘나’란에는 ‘과학실험을 할 때에는 실험복, 마스크, 보안경, 고무장갑 등 실험에 필요한 장비를 착용하여야 한다’고 나타나 있다.

또한 실험실에서의 응급처치 방법란에는 ‘화상을 입었을 경우 : 화상 입은 부분을 불에 가까이 하여 아픈 것을 참으면서 얼마 동안 있으면 물집이 생기지 않는다. 조금 큰 화상일 경우에는 바셀린, 아마씨기름과 석회소를 같은 양을 섞은 기름이나 피크르산의 포화수용액을 바른다’고 나와 있다.

광양경찰서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결과 학생들이 안전용품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도 사고가 나자 여수교육청 소속 장학사를 파견해 진상조사와 함께 중화상을 입은 학생들을 위로하는 한편 각급 학교에 긴급 공문을 보내 위험이 높은 실험은 동영상이나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제철중 교장과 담임 등 학교 관계자는 30일 성심병원에 입원해 있는 학생들을 위로차 서울로 떠났다.  제철중 관계자는 “난생 처음 발생한 초유의 사고로 학교측에서도 당혹스럽다”면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쾌유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학교 안전공제 보상금 지급절차에 따라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와 학생들에게 철저히 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과학 실험의 계속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과학실험 여부에 대해 좀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과학 담당 선생님들과 충분히 상의해 실험 여부를 가리겠다. 위험성이 있는 실험은 다른 수단으로 대체하겠다”고 설명했다.
 
입력 : 2006년 05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