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줄곳 지역에서 후학 양성
44년간 줄곳 지역에서 후학 양성
  • 광양신문
  • 승인 2006.10.19 09:28
  • 호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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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기 교장 정년퇴임
박인기 전 덕례초등학교 교장이 최근 44년간 정들었던 교육계를 정년 퇴임했다.<사진>광양 봉강 출신으로 교육계에 44년간 박 교장은 지난 88년 9월1일 교감 승진 후 해남 어란진초등학교에서 1년간 근무한 것을 빼고는 줄곧 우리지역에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고향 광양이 산업화로 인해 외지인이 많아지자 이들에게 광양인의 긍지를 심기 위해 교사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을 데리고 틈나는 대로 백운산을 찾은 광양시민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인물이다. 박인기 전 덕례초등학교 교장을 만나기 위해 그가 정년 퇴임 후 머물고 있는 봉강면 송지원(松池園)을 찾았다. 봉강면 초입인 백운저수지 인근에 자리한 송지원은 일반 가옥으로 박 교장이 15년전 정년 후 이곳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려고 사들인 텃밭 형태의 공간이다. 이날 찾은 박인기 전 교장의 아지트에는 그의 절친한 3년 아우로 주당 벗인 정용민(61)씨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딱딱한 인터뷰를 탈피해 오늘은 지역의 선·후배로서 넥타이를 풀어 놓고 이야기를 해 볼 심산으로 먼저 박 교장과 함께 있던 정용민(61)씨를 통해 박교장이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다.
정용민씨는 옥곡 출신으로 광양읍에서 조그만 부엌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기다렸다는듯 “인기형요? 옆에 있던 말든 된대로 이야기 하지 뭐. 그는 한마디로 몬도가네 입니다.”라고 그는 일갈했다. 순간 기자는 아연실색했다. ‘몬도가네라니?’…그러자 그는 “인기형이 못 먹는 게 없을 정도로 뭐든지 잘 드셔서 지인들이 그를 일컬어 몬도가네”라고 지칭한단다. 박교장이 왜 몬도가네라고 불리는지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그는 이어 “기자양반, 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 봤소?. 인기형이 그런 사람이요. 내가 인기형과 40년지기인데 사람을 대할 때 격의가 없어 후배들이 잘 따른다”고 덧붙힌다.
1962년 3월1일 경남 하동군 가종초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육계에 첫 발을 내 디딘 박 전 교장은 지난 67년 진월초등학교 근무때부터 최근 정년을 하기까지 줄곳 고향에서 후진양성을 위해 힘썼다.

그는 특히 광양북초등학교와 덕례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시 교사와 학생, 심지어 학부모들까지도 틈만 나면 아들의 손을 이끌고 자주 찾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백운산이었다. “광양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백운산이 광양인에게 가져다 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몸소 일깨워 주고싶었습니다. 백운산 하면 달리 설명이 필요 없잖습니까.” 그가 이렇듯 외지에서 이사 온 이들에게 백운산을  그토록 전하는 것은 바로 고향 광양을 제대로 알리기 위함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광양으로 전입 온 교직원들이 왕왕 ‘광양은 텃세가 심하다’라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왜 이런 시각을 가지게 됐는지 붙잡고 어디 속 시원히 얘기나 듣고 싶어 송지원을 찾은 게 벌써 15년이나 됐습니다.”  그가 이들과 자신의 쉼터인 송지원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눈 노력의 결실은 ‘광양이 텃세가 심하다는 것은 기우’ 라는 것을 보여 준 대표적 일화는 지금도 교육계에서 광양하면 박인기 교장을 떠울리는 것도 이런 연유다.

그는 제일 기억에 남는 제자 1명을 묻는 질문에 그는 주저없이 광양시청 의회사무과 윤춘보 과장이라고 대답했다. “1967년 진월초등학교 재직시 3학년 담임을 했는데 그때 윤 과장이 우리반 반장을 했어요. 그런데 어찌나 착하고 믿음직한지 당시 이 녀석 크면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하겠구나 싶었는데 공직에 있는 것을 보면 제 판단이 틀리지 않은 것 같아 뿌듯해요. 그래서 그런지 춘보가 제일 기억에 남는군요.”

광양시의회 박호기 전 의원의 친형이기도 한 그는 슬하에 2남1녀를 뒀다. 장남인 혜철(35)은 농협중앙회에 근무하고 있고 차남 호열(30)은 서울에서 수의사로 있고 장녀 선임(32)은 목포에서 중학교 교사로 아버지 뒤를 잇고 있다.

그는 송지원을 막 나서려고 하는 기자에게 “난 배 속에 ‘군불(술)’을 때야 대화도 술술(?)되는데 오늘은 맨 입에 대화를 했더니 어쩐지 여럽네. 언제 한잔하세.” 라며 껄껄 웃었다.
 
입력 : 2006년 03월 16일 09:5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