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인상으로 물류 운송 비상
경유값 인상으로 물류 운송 비상
  • 박주식
  • 승인 2008.05.29 09:55
  • 호수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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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운행 할수록 손해…스스로 차 세웠다”
경유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지역 항만과 철강산업단지의 물류 운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돌아오는 물량을 확보해 손실을 다소나마 보전할 수 있는 수도권 장거리 운송엔 차량이 운행되나 회차 물량 확보가 어려운 단거리 수송의 경우 아예 운송을 포기함에 따라 단거리 수송이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7일 화물연대 전남지부 컨테이너지회에 따르면 최근 경유가 폭등으로 차량을 운행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어 조합원들이 스스로 차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전남지부 이정수 사무부장은 “예전엔 광주 등 근거리 운송의 경우 남는 것이 없어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다음 물량이 있어 운송이 가능했으나 최근엔 적자를 메워줄 운송지가 없어 아예 차량운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25톤 적재용량의 컨테이너 트레일러가 광양항에서 대전으로 운송할 때 소요되는 경유는 대략 190리터이다. 여기서 화물차량에 환급되는 교통세를 빼도 리터당 1600원에 이르는 기름 값은 30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현재 통상 운송료는 28만원에 불과해 도로 통행료 4만원만 더해도 꼼짝없이 6~7만원이 적자다. 또 18만5천원의 운송료를 받는 광주의 경우도 경유 90여 리터를 소비하며 운송을 해봤자 4만5천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이에 화물연대 전남지부 컨테이너지회는 지난 24일 조합원 전체회의를 열고 운송료 인상을 요구할 대상자체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계속되는 적자를 감수하며 운송을 계속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운송사에 운송료를 제안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운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정수 부장은 “2003년 이후 5년간 운송료는 4%인상에 그쳤으나 경유 값은 188%나 인상됐으며, 그나마 유가보조마저 6월말로 끝이 나는 상황에서 화물노동자들은 최악의 조건에 봉착해 있다”며 “본부차원에서 진행되는 대정부 협상을 지켜보며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예전의 경우 집행부에서 파업 등 단체행동을 위해 조합원의 이해를 구하는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일반 조합원들이 먼저 차량을 세우고 집행부에 대응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며 “운송료 인상이나 면세유 지급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물류대란이 도래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여기에다 태인동지역 철강 임가공단지 화물운송에 임하고 있는 화물연대 전남지부 태인지회가 지난 3월 파업 협상 끝에 합의된 10% 운송료 인상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갈등이 쌓여만 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물동량수송은 정상수송 되고 있다. 컨부두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지회별로 조합원들의 의견수렴 중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광양항의 경우 나가야할 물량이 못나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