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함ㆍ생산성ㆍ경제효과가 대표 축제 관건
참신함ㆍ생산성ㆍ경제효과가 대표 축제 관건
  • 이성훈
  • 승인 2008.11.20 09:26
  • 호수 28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모성 축제는 도태 ‘불 보듯’
 
매화문화축제를 비롯한 우리지역 예닐곱 개의 축제와 함께 해마다 민간단체, 예술단체의 주최로 축제성 행사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꽃박람회, 평생학습축제, 풍물대회, 각종 공연 등이 그러하다. 이들을 모두 포함한다면 한 달에 몇 번씩 우리는 각종 축제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역 대표 주자를 찾기는 아직 어렵다. 문화도시의 다양성으로 읽어야 할지, 효과를 검증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문제인지 본격적인 논의가 아쉬운 때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지역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문화관광부에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대표축제를 선정, 해당 축제에 지원금을 지급했다. 선정결과 2008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안동국제탈춤축제와 보령머드축제가 선정됐다. 이들 축제에 대해서는 올해 8억 원씩 총 16억 원이 지원됐다.

이와 함께 문화관광축제도 선정했다. 문화관광축제는 지난 1995년부터 전국 각 지역축제 중 관광 상품성이 큰 축제를 선정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브랜드 가치는 증대하고 있고 투입예산 규모에 비해 관광자원 개발효과가 큰 축제를 선정한다. 올해 최우수 축제로는 진주유등축제 등 7개가 선정돼 각각 3억5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최우수 축제에는 전남에서 강진청자문화제와 함평나비축제 등 두 개가 선정됐다. 축제의 경쟁력과 경제효과, 프로그램의 참신함 등이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다는 셈이다.

대표축제를 선정하는 것은 정부뿐만이 아니다. 전남도를 비롯한 각 도에서도 지역 대표축제를 육성해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다. 매화문화축제는 2007년 전남도 대표축제 장려상에 선정된 바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와 광역시가 축제 개선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먹고 마시는 일회성 행사 위주의 축제, 연예인 공연을 중심으로 한 수동적인 축제, 단체장 치적에 치우친 축제는 더 이상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진청자문화제, 지역대표를 넘어 국제행사로 확대    
 
강진청자문화제는 청자의 발상에서 쇠퇴기까지 약 500년간 청자문화를 꽃피운 강진 청자를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 독창적이고 주체성 있는 축제개최로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96년 시작됐다.

8월 둘째 주에 열리는 강진청자문화제는 올해로 13회를 맞이했으며 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국가지정 집중 육성축제로 선정됐다. 또 고려청자의 우수성과 독창성 및 관광 상품성, 차별화된 프로그램 운영으로 세계화의 가능성을 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아 2002년부터 7년 연속 국가지정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등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진청자문화제는 지난해 일본에서 강진청자 순회전, 올해 미국 7대도시에 이어 내년에 유럽 7개국 9개 도시 순회전을 갖는 등 해외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외국인 방문객들도 부쩍 늘었다. 지역 축제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강진군의 포부이다. 올해 프로그램 중에는 특히 고려왕실 행차 퍼레이드단이 인기를 끌었다.
 
강진군은 내년에 이 프로그램을 더욱더 확대시킬 방침이다. 또 강진만 선상체험 고급화와 강진만 탐사체험, 개 매기 및 통발어업 체험 등 축제를 통해 남녀노소가 함께 공유하고 축제장과 연계한 바다관련 프로그램들을 대폭 신설할 방침이다.

강진청자문화제는 또한 올해 처음 시도했던 쿠폰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강진군은 쿠폰활용 프로그램 성공으로 전국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등 주목을 받았는데 내년에는 축제기간 강진군 전역을 그랜드 세일지역으로 선포하고, 쿠폰활용 범위도 강진군 전 지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번 축제 기간 또한 쿠폰과 물놀이, 대형돔 설치 등으로 직접 수입만도 22억 원을 상회하고 68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매화문화축제, 대표 축제 육성 ‘험난한 여정’
 
강진청자문화축제를 비롯해 정부나 전남도로부터 선정된 해당 지자체가 축제를 단 하나만 개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지역 대표성을 지니고 있는 축제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독창성, 경제효과, 참신함 등이 골고루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지역에서는 매화문화축제가 전국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매화축제는 해마다 100만 명 이상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매년 처음으로 꽃 축제를 개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축제 때마다 개화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외지 관광객들은 화사하게 피어있는 매화마을의 아름다운 전경을 꿈꾸며 광양을 찾지만 축제 기간에는 꽃봉오리마저 피지 못하고 허허 벌판에 찬바람 맞으며 썰렁한 축제를 맞이할 때도 있다.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도 커다란 단점이다. ‘판은 광양이 벌리고 돈은 하동이 번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축제현장 건너편 하동을 바라보면 섬진강 주변으로 각종 숙박시설이 즐비하다. 결국 관광객들로부터 매화축제 현장은 지나가는 장소로만 인식되고 있다. 관광객들은 숙박 시설이 잘되어 있는 구례나 하동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는 예산 부족이다. 올해 매화문화 축제에는 2억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지난 5월에 열린 매화문화축제 평가 보고에 따르면 “축제 방문객에 비해 기반시설, 운용 예산이 지극히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프라 확충과 예산 확대 없이는 관광객 불만만 양산하고 결과적으로 축제 쇠퇴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시 관계자는 “2억 원의 예산으로 9일 동안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예산을 늘리던지 행사 기간을 3~4일로 대폭 줄여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등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지역 안에서 지역주민들의 시선을 끌고 참여를 이끌어 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지역 밖으로 우리지역의 축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대표축제의 발굴에 관심에 갖고 지역의 역량을 모으는 방식에 대해 이제는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