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중한 자원, 광양 섬진강 재첩
우리의 소중한 자원, 광양 섬진강 재첩
  • 광양뉴스
  • 승인 2008.12.31 16:30
  • 호수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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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구루메(Gourmet) 시대를 살고 있다. 즉 배불리 먹는 본능에서 벗어나 식품을 통한 새로운 경험으로 갖게 되는 자기성장을 통한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결부시켜 삶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웰빙트렌드 또한 무관하지 않다. 이왕이면 맛도 좋으면서 보기에도 좋고 몸에도 좋은 식품들을 자꾸 찾게 되는데 결국은 예전에 즐겨먹었던 자연식품이며 무공해 식품들을 찾게 되고 만다.

우리고장 명물인 섬진강 재첩도 마찬가지이다. 예전 그저 흔해서 서민들의 쓰린 속을 달래주던 향토식품이었던 시절이 있던 반면 지금은 그 구수한 맛이며 건강식품으로서의 변하지 않는 위력을 한참이나 후에 새삼 깨닫고서 다시금 찾게 되고 있다. 하지만 내수면 어업 생산량 통계자료(통계청 제공)를 보면 05년 1,034 M/T 이래로 07년 523 M/T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하천훼손 등의 생태계 파괴도 이유이긴 하지만 인공종묘 생산 등 공식적인 양식방법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하천에서 작은 개체를 채포하여 종패로 이용하거나 어린 개체는 채취하지 않고 관리하는 등의 원시적인 양식방법에 의존하는 탓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06년부터는 우렁이가 재첩을 제치고 내수면 어업 주요 품종으로 떠올랐으며 07년에서는 우렁이 1,818 M/T, 다슬기 445 M/T가 생산되어 재첩이 독식하는 내수면 어업시장이 트로이카 체제로 변형되는 듯 하다.

한편 재첩은 가리비, 바지락과 함께 3대 수입 패류 중의 하나이며 2008년 11월 수입 누계 값을 비교해보면 가리비의 수입물량이 7,712,901 KG으로 가장 높은 반면 금액은 재첩이 10, 421,560 USD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생산량 고갈과는 달리 국민들의 여전한 높은 재첩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재첩은 정말 좋은 식품이자 민약이다. 굳이 과학적인 자료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이미 대대로 이어져 오는 우리네 정서 속에 우뚝 서 있는 건강지킴이다. 하지만 그저 속풀이 국물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우리의 경직된 입맛이 사뭇 아쉽다. 우선 재첩을 섞어 밥, 죽, 면 등을 맛나게 지을 수 있다. 다른 패류는 따라올 수도 없으며 다시마와 멸치 못지않은 진하고 감칠맛이 최고인 육수(열수 추출액)로도 그만이며 제철 채소, 각종 버섯, 두부 등을 곁들여 국이나 찌개로도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

갖은 야채와 버무린 매콤 달콤한 재접회는 대표적 슬로우 푸드로서 비빔밥으로도 술안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무침이나 찜, 전 등 다양한 찬류로도 활용 가능하다. 요즘은 장기 보존가능하고 휴대하기 간편한 레토르트 재첩국이 시중에 나와 있으므로 국물과 알을 요령있게 요리할 수 있어 참 편리하다. 재첩의 산업화도 한창이다.

키토산, 녹차 등 기능성 원료 등을 이용한 재첩요리는 물론 기능성 재첩음료, 간보호 건강식품 등이 개발되어져 특허등록 또는 출원 중에 있다. 한편 우리지역 업체에서도 맥반석을 이용한 기능성 재첩국 및 그 제조방법(10-2004-0435913), 재첩과 효모엑기스를 주재료로 하는 천연 조미료 및 그 제조방법(10-2005-0528568) 등을 특허 등록하여 재첩 종가로서의 면목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 

해산물을 즐기는 일본 역시 재첩을 알아준다. 즉석 재첩된장국, 분말재첩된장국, 재첩미역국, 재첩 라면 및 스파게티, 재첩액기스 건강식품(정제), 재첩액기스 조미료, 진공냉동 생재첩, 동결건조 재첩분말, 재첩젓갈 등 다양하고 아이디어 톡톡 튀는 제품들이 시판 중에 있다. 우리 역시 좀 더 다양한 고객층 확보와 수출시장을 겨냥해 폭넓은 가공제품 형태를 개발해야할 숙제를 가지게 된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광양 섬진강 재첩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말로만 지역특산물이고 정작 시내를 나서보면 재첩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은 마냥 드물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제품을 찾자면 강 건너 하동의 대대적인 홍보와는 달리 섬진강변 휴게소 몇 곳이 고작이다. 다행히 지난 2007년 광양시에서 『광양시 특산물유통사업연합회』(회장 나종년)를 개소하여 지역 농특산품 판로 확대와 체계적인 유통에 나서기로 했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경기침체로 둔화된 지역실물경제를 활성화하고 농산물의 공급과잉과 전자상거래 확산 등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램이고 또한 지역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상시 직거래 장터 개설,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하여 관내 대형 유통업체와 기업체, 공단 등의 홍보 등 사업단에 거는 기대가 만만치 않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우리 스스로가 재첩을 비롯한 우리지역 특산물을 소비하고 품평하여 좀 더 향상된 제품개발을 도와야겠고 생산단체나 가공업체 역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진화된 제품과 위생관리 체계를 갖추어야겠다. 남들은 갖고 싶어도 없는 우리 것이 정말이지 소중하다는 생각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