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출자금 10억원 마련못해 4월 포기 선언
지자체가 나서 ‘주식회사 실험’을 한다는 비판을 받던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이 결국 수포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소 출자금 10억원을 채우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광양신문>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밤에 지자체가 나서 ‘광양밤주식회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바 있다.(2010년 11월 1일자 386호 1면 기사 참조)
광양시는 2009년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36회에 걸친 주민설명회 및 간담회를 통해 농가들에게 밤주식회사 참여를 홍보했지만 성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농민들의 참여 의지 부족등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 출자 목표액 10억 원을 채우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올해 4월 초순 밤주식회사 설립을 포기를 결정한 추진위원회가 이같은 사실을 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밤주식회사는 당초 다수의 밤 재배자가 참여하는 주식회사 설립이 목표였지만, 농민들이 출자를 외면하면서 고액 출자자 위주의 소수 청약자 만이 청약금을 납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최소 출자목표액 10억 원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주식회사 설립 이후에 필요한 운영자금 등 추가 자본금 확보의 불확실성이 부각된 점도 농민들에게 투자를 망설이게 한 요인이 됐다.
광양밤주식회사는 지역의 대표 특산품인 밤을 기업화, 규모화하여 국ㆍ내외적으로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구조 개편을 통한 자생력 확보로 임업인들의 실질적인 소득향상과 밤 산업 발전을 위해 광양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출자규모는 27억 원(현금출자)으로, 3960㎡의 대지에 깐밤 및 분말 자동화라인과 포장시설, 냉장ㆍ냉동설비 등을 갖춘 1320㎡규모의 건물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을 위해 시는 지난 2009년 도비 1천만 원을 들여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200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무려 36회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를 개최하며 출자자를 모집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30명으로 구성된 주식회사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12명의 주식회사 발기인을 구성하고 4차에 걸쳐 청약을 접수하는 등 회사 설립에 안간힘을 써왔지만 최소 출자목표액 10억 원을 채우지 못한 채 결국 좌초하고 말았다.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이 좌절된 것과 관련 시 관계자는 “단일 품목을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이보다는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종합농산물유통법인 등의 형태를 만들어 단일 품목의 위험성도 분산시키고 규모의 경제도 실현시켜 나가는 것이 한 방법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광양지역의 지난해 말 기준 밤 재배 면적은 4952ha이며, 2631농가에서 3710톤이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2009년 기준 밤 생산량은 전남지역 1위(38.7%), 전국은 7위(6.2%)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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