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밤(주) 설립 끝내 ‘물거품’
광양밤(주) 설립 끝내 ‘물거품’
  • 지정운
  • 승인 2011.06.27 09:46
  • 호수 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소 출자금 10억원 마련못해 4월 포기 선언

지자체가 나서 ‘주식회사 실험’을 한다는 비판을 받던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이 결국 수포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소 출자금 10억원을 채우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광양신문>은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는 밤에 지자체가 나서 ‘광양밤주식회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바 있다.(2010년 11월 1일자 386호 1면 기사 참조)

광양시는 2009년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36회에 걸친 주민설명회 및 간담회를 통해 농가들에게 밤주식회사 참여를 홍보했지만 성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농민들의 참여 의지 부족등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 출자 목표액 10억 원을 채우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올해 4월 초순 밤주식회사 설립을 포기를 결정한 추진위원회가 이같은 사실을 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밤주식회사는 당초 다수의 밤 재배자가 참여하는 주식회사 설립이 목표였지만, 농민들이 출자를 외면하면서 고액 출자자 위주의 소수 청약자 만이 청약금을 납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최소 출자목표액 10억 원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주식회사 설립 이후에 필요한 운영자금 등 추가 자본금 확보의 불확실성이 부각된 점도 농민들에게 투자를 망설이게 한 요인이 됐다.

광양밤주식회사는 지역의 대표 특산품인 밤을 기업화, 규모화하여 국ㆍ내외적으로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구조 개편을 통한 자생력 확보로 임업인들의 실질적인 소득향상과 밤 산업 발전을 위해 광양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출자규모는 27억 원(현금출자)으로, 3960㎡의 대지에 깐밤 및 분말 자동화라인과 포장시설, 냉장ㆍ냉동설비 등을 갖춘 1320㎡규모의 건물을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을 위해 시는 지난 2009년 도비 1천만 원을 들여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200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무려 36회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를 개최하며 출자자를 모집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30명으로 구성된 주식회사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12명의 주식회사 발기인을 구성하고 4차에 걸쳐 청약을 접수하는 등 회사 설립에 안간힘을 써왔지만 최소 출자목표액 10억 원을 채우지 못한 채 결국 좌초하고 말았다.

광양밤주식회사 설립이 좌절된 것과 관련 시 관계자는 “단일 품목을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이보다는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종합농산물유통법인 등의 형태를 만들어 단일 품목의 위험성도 분산시키고 규모의 경제도 실현시켜 나가는 것이 한 방법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광양지역의 지난해 말 기준 밤 재배 면적은 4952ha이며, 2631농가에서 3710톤이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2009년 기준 밤 생산량은  전남지역 1위(38.7%), 전국은 7위(6.2%)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