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추경 제대로 심사할 지 ‘의문’
선거 앞두고 추경 제대로 심사할 지 ‘의문’
  • 이성훈
  • 승인 2014.03.31 09:19
  • 호수 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말, 추경 편성 예정 … 의회 내부는‘속앓이’

광양시의회가 오는 4월 24일부터 제230회 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의회는 이 기간 동안 2014년도 제1회 추경안을 심사ㆍ의결할 예정인데 선거를 불과 한 달여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추경안 심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실과소별로 필요한 예산을 편성할 때 사회단체 보조금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아 선거에 출마하는 의원들이 이를 제대로 심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광양시는 지난 26일 의원 간담회에서 ‘2014년도 제1회 추경예산안 편성계획’을 설명했다. 시는 “올해는 지방교부세와 순세계잉여금을 고려할 경우 135억 원 규모의 세입이 예상된다”며 “이중 의무 지출 56억 원을 제외한 79억 원 정도의 가용재원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어 “본예산 성립 이후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세입 증감사항 조정과 국ㆍ도비 변경사항 반영, 조직개편에 따른 행정내부 기본경비 편성 및 재정 조기집행 적극 추진에 따른 재정 운용의 효율성 증대 필요성에 따라 추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규 투자사업은 최대한 억제하고 당면한 현안업무 추진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서민생활 안정화를 위한 사업에 예산을 투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에 따라 79억 원의 가용예산으로 우수기 이전 준공이 필요한 재해예방 사업을 시행하고 부서별로 꼭 필요한 현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무 지출 비용 56억 원을 제외한 79억 원 규모의 가용예산 편성과정에서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 편성 가능성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의원들이 추경예산을 제대로 심사할 시간과 여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의원 11명 중 정경환 총무위원장, 장명완 의원을 제외한 9명의 의원이 이번 6.4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예비후보에 등록한 의원들은 현재 선거운동에 본격 나서고 있으며 이번 선거는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시장, 시의원 무공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출마한 의원들은 여러명의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펼쳐야 한다. 

추경심사가 시작되는 4월 24일이면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이 뜨거워지는 시기다. 의원들로서는 하루라도 더 선거운동에 절박한 시기인데 수일간 추경예산을 심사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의원은 “마지막 시정 질문에서도 의원들이 선거를 의식해 회피하는 바람에 겨우 4명을 선정해 구색을 맞췄다”며 “이번 추경도 제대로 심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79억원의 가용예산이 어떻게 편성되느냐는 것이다.

시는 각 실과소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업들이 추경에 편성할 예정인데 실과소 현안의 경우 지역 소규모 숙원사업을 비롯해 각종 사회단체의 경상적 경비 요구가 포함될 여지가 있다. 만일 이 예산이 사회단체 보조금으로 편성될 경우 의원들로서는 선거를 코앞에 둔 의원들이 이를 삭감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백성호 산건위원장은 “의원들이 표를 의식해 예산을 심사하면 안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백성호 위원장은 “의무 지출 비용 56억원은 본예산에 이미 편성됐어야 하는 예산이었다”며 “79억원 예산 중 사회단체 보조금으로 편성될 경우 어느 의원이 이를 제대로 심사하겠느냐”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이어 “전남 22개 시군 중 선거 전에 추경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는 9곳 밖에 안된다”며 “7월 새 집행부가 구성되고 의회도 새롭게 출범한 후에 추경을 잡아도 늦지 않을 텐데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공무원은 “추경을 통해 소규모 숙원사업 등이 편성될 가능성이 많다”며 “계속사업의 경우 추경이 조금 늦는다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만큼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추경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이번 추경편성은 집행부가 선거를 역이용해 의원들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의원들로서는 이번 추경심사가 상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추경예산편성 항목을 살펴보면 중마지구 우수 저류시설 설치사업, 광영 하광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등 우수기 이전에 필요한 사업을 비롯해 별 동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컨부두 사거리~성호 아파트 앞 도시계획도로 확장공사, 금호도~태인 보도교 설치사업 등 부서별 현안 사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