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의용소방대 운영 이대론 안된다
전담의용소방대 운영 이대론 안된다
  • 박주식
  • 승인 2010.12.06 09:44
  • 호수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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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한 달을 맞고 있는 전담의용소방대를 두고 대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우리지역에서 전담의용소방대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봉강면과 옥곡ㆍ진월면. 이들 3개 지역은 지난달 8일 운전요원 13명과 대응요원 51명 등 64명의 인원으로 전담의용소방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전담의용소방대는 열악한 지방재정여건 등으로 관설소방력 보강이 한계에 다다르고, 농ㆍ어촌, 산간, 도서지역 등 소방사각지대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함에 따라 추진됐다.

현행 소방관서의 운영은 효율성을 앞세워 인구, 면적, 거리 등에 따라 119안전센터나 119지역대를 설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주인구가 적은 농ㆍ어촌 면 지역 등은 정규 소방력 배치가 어려운 실정이며 유사시 현장 도착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칫 소방의 사각지대로 남게 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것. 전담의용소방대의 역할은 화재나 재난시 소방서 출동차량 도착 전 초기 대응활동과 지역주민에 대한 소방홍보 및 화재예방활동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지역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해 오다 소방차와 소방활동 장비 사용법 등 전담 의용소방대 교육ㆍ훈련을 받고 소방관이 하는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운영 한달을 맞이하며 여러 가지 문제점에 봉착,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봉강과 옥곡은 3명, 진월은 4명의 대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봉강은 잠시 직장생활을 쉬고 있는 1명이 20여일을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10여일은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보충해주고 있다. 옥곡은 3명의 자영업자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씩 3교대를 하고 있다. 진월은 4명이 주ㆍ야간을 나눠서 분담을 하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꼴로 근무에 나선다.

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매인 몸이 됐다는 것. 봉강의 1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대부분 자영업자 들이다. 이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자기일 을 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근무가 걸린 날은 소방대 주변에서 꼼짝을 할 수가 없다.

한 전담의용소방대원은 “처음엔 봉사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원이나 마찬가지가 돼 버렸다”며 “근무일은 몸이 매여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하루 24시간을 대기하고 받는 수당이 겨우 5만4500원이다. 이 금액을 받자고 자기 본업 놔두고 일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12월 말까지는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하겠지만 더 이상은 무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원은 “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을 하라니까 문제다. 어떻게 민간인이 꼼짝 않고 소방대를 지키고 있을 수 있겠느냐”며 “전문성에서도 크게 떨어지는 의용소방대원들이 과연 화재나 재난발생시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서 관계자도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과도기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광양소방서 관계자는 “전담의용소방대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초기대응도 미흡할 수밖에 없어 소방관이 근무하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소방방재청이 의용소방대 스스로 지역안전을 실질적으로 지켜나가도록 하고, 농어촌의 소방력 부족과 소방공무원 3교대 추진이라는 난제를 전담의용소방대 도입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어 지역에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