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센터 수영장 이용자들이 시장실 찾은 까닭은?
커뮤니센터 수영장 이용자들이 시장실 찾은 까닭은?
  • 지정운
  • 승인 2011.07.04 09:57
  • 호수 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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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밑그림에 맞는 장기 플랜 없어
시가 폐쇄를 결정했다 다시 존치키로 한 커뮤니티수영장.

오락 가락 졸속 행정에 시민 불편 가중

커뮤니티센터 운영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수영장 등 일부 시설에 대해 폐쇄 결정을 내린 광양시가 일부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하며 시설 폐쇄 결정을 번복하는 원칙없는 행정으로 스스로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커뮤니센터 내 목욕장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 40여명이 광양시청으로 찾아와 시장 면담과 함께 폐쇄키로 결정한 수영장과 목욕장 등을 원래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시장실에 이어 의회를 찾아가 의장 면담을 시도했지만 의장이 출타 중인 관계로 만나지 못하고 지역구 정경환 의원을 만나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돌아갔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지역구 의원인 이서기 의원에게 연락을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시민들의 주장은 단순하고 명확했다.
중마동 성호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광양읍에 연간 수십억의 적자가 발생하는 국제규모의 수영장도 짓고,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분수대도 만들어 주며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 왜 중마동 주민이 사용하고 있던 시설은 적자 타령을 하며 시설 폐쇄를 결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이 단체로 시장실과 의회를 방문한 것은 최근 시가 커뮤니센터 내 스포츠 시설을 폐쇄키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적자가 많이 발생하는 목욕장과 수영장 등을 폐쇄하고 이곳을 업무 및 사무용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는 물론 시설 운영자로부터도 불만을 샀다.

시는 기존 스포츠센터 운영자에게 계약 종료일인 6월 말에 맞춰 폐쇄 방침을 알렸고, 지난달 15일 운영자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9월까지 3개월 동안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 관계자는 “3개월 기간 연장의 의미는 기존 종사자들의 이직 기간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재계약을 통해 당연히 2년 정도 운영을 예상하던 운영자는 아연실색했다. 운영자는 “처음 학교가 들어온다고 해 6개월 계약을 했고, 학교가 안 온 이상 당연히 2년 이상 계약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시의 갑작스런 폐쇄조치에 대해 반발했다.

그는 또 “최소 1년 이상의 직장을 요구하는 직원들이 3개월 일하려고 남아있겠느냐”며 “3개월 연장도 시설 폐쇄에 앞서 어느 정도 업자 입장을 배려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현실과 동 떨어진 행정의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운영자측은 시의 통보에 반발하면서도 3개월 연장안을 검토해 비수기에 접어든 목욕장 운영은 접고 수영장 만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회원들에게 통보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결국 시와 의회로 향하게 된 것이 이날 사태의 시작이다.

결국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시는 수영장은 존치하고, 목욕장은 수영장 시설에 온수샤워시설이 보완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덧붙여 사용자가 거의 없는 헬스장은 없애고 스쿼시는 올해 12월까지만 운영키로 했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긴급 재입찰 공고를 지난달 29일 게시했다.

시민들의 항의 방문 한번으로 시의 계획이 바뀐 것에 대해 시민 박 모씨(46)씨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론 수렴 과정없이 졸속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같은 꼴이 발생했다”고 시를 꼬집었다.

그는 또 “표를 의식해 무원칙하게 지은 시설들이 적자누적이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며 “이는 30만 자족도시 밑그림에 걸맞는 단계별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 차원의 장기적 플랜이 없는데서 오는 문제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